【앵커】
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 수술 후 회복 중이던 80대가 병실에 쓰러져 의식을 잃는 사고가 발생했습니다.
환자 가족들은 CCTV 등을 근거로 병원의 환자 관리에 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, 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.
김대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.

【기자】

서울의 한 종합병원 입원실 폐쇄회로 화면입니다.

고관절 수술 후 회복 중이던 87살 이 모 씨가 병상에서 내려와 휘청 거립니다.

이내 바닥에 부딪힌 뒤 의식을 잃었습니다.

이 씨는 뇌내출혈로 현재 생사 갈림길에 선 상태.

간병인은 과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.

[간병인 A씨: 연세가 많으니까 약을 과하게 쓰면 더 지쳐서 가라앉을 수 있으니까 (병원 측이) 더는 못 준다고. 제가 하도 감당이 안돼가지고.]

가족들도 진정제와 움직임을 예방하는 억제대 조치가 없었다며 병원측 책임을 주장했습니다.

[이재준 / 낙상 환자 가족: 저희가 간병인을 통해서 자꾸 잠을 못 주무시고 하니까.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(병원 측이) 보호의무를 안했다고 생각합니다.]

기록상엔 2월18일 오후 5시2분 "헛소리 등 의식이 혼미하고 침상에서 내려오겠다며 짜증을 냈다"는 내용이 기록됐습니다.

이후에도 자꾸 일어서려 해 억제대 처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.

가족들은 사고 한 시간 전에도 스스로 붕대를 뜯는 등 상황이 더 심각했지만 병원이 사실상 방치했다고 주장합니다.

【스탠딩】
병원측이 피해 환자의 진단명을 바꿨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.

확대해보면 이 씨 머리는 '쿵' 소리가 들릴 정도로 부딪혔고 피가 난 눈두덩이 주변 가로 3cm 세로 8cm가 부었다고 적혀 있습니다.

가족들은 열흘이 지나도 붓기가 그대로인데도 '낙상 뇌내출혈'이 아닌 '상세불명' 진단을 내렸다며 이해할 수 없단 반응입니다.

[이재준 /낙상 환자 가족: (아버지가) 낙상하면서 눈쪽으로 떨어졌습니다. 그러면 아무래도 머리쪽에 충격이 있었을텐데, 그때 CT(단층촬영)를 찍었을 때 정형외과에선 낙상에 의한 뇌출혈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.]

병원 내부에서도 너무 방어적으로 설명했다는 점과 상세불명 진단이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.

[병원 관계자(음성변조): 확실히 아는 건 아버님이 치매는 있었지만 (낙상 전에) 팔 다리 움직이는 데는 문제가 없었거든요.]

병원측은 특히 법적으로 공개의무가 있는 CCTV 열람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는가 하면, 원무팀과 총무팀 네탓공방으로 가족들을 두번 울렸습니다.

대면 인터뷰 요청에 대해 병원측은 서면으로만 입장을 밝혔습니다.

섬망 환자에겐 약물반응이 더 위험할 수 있단 점과 '상세불명' 진단은 환자의 기저질환과 최근 치매진단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.

OBS뉴스 김대희입니다.

<영상취재: 박선권 / 영상편집: 김세용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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